우리 회사는 전자책 제작과 출판을 모두 할 예정이라 출판사 등록을 하기로 했다. 절차는 아주 쉽다. 참고로, 사업자등록증의 업종에 '출판'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출판사 등록증이 필요하다.


- 임대차계약서 원본, 신분증만 가지고 관할 구청에서 신청한다.(단, 구청마다 준비물이 다를 수 있으니 구청에 전화로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음)

- 3일 정도 기다리면 신청서에 기재한 연락처로 출판사 등록증을 찾아가라고 한다.

- 등록증 수령 후 면허세(경기도 일산에서는 27,000원)을 납부한다. 끝!


그런데 신청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 출판사 등록을 할 소재지가 반드시 사무용 공간이어야 한다. 건물 분류로 보면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같은 것이다. 주거용 일반 주택, 아파트 같은 곳은 안된다는 것이다.

- 현재 세금 체납 중이면 안된다.(과거 이력은 관계 없는 것 같은데, 물어보지는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책을 만들어 내는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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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조직 운영을 통해 콘텐츠(제품, 서비스 등)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콘텐츠의 성격/내용과, 조직 운영이 동떨어져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내가 최근에 면접을 본 몇몇 IT 기업은 자사 양식을 요구하거나, 면접 당일 자필로 이력서를 한 번 더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 절차 자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정보 항목이다. 키, 몸무게, 혈액형 등 신체에 대한 민감 정보는 차라리 애교 수준이고, 가족의 이름, 학력, 현재 직업, 소득까지 적으라고 해서 당황했었다.

그런데 그 기업들은 나름대로 IT 분야 신기술을 다루는 곳이며, 홈페이지 등의 공간에서는 변화와 창의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입사지원 서류 양식만을 보고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기술 혁신이 과연 언제까지, 어느 수준까지 지속될 것인지 의심을 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또 다른 예로는 출판사가 있다. 너무나 뛰어난 경영 관련 책을 펴내고, 새롭게 변하는 세상을 조망하는 트렌드 책을 쏟아내지만, 많은 출판사의 조직 운영 방식은 그 내용과 거리가 멀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기본적인 관점이 타 산업에 비해 많이 퍼져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시장의 변화와 호흡하고, 구성원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이끌어내며,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한 노력은 찾기 어렵다. 일부 사례일 수도 있지만, 작년에 '출판사 옆 대나무 숲' 트위터가 화제가 되면서 속살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출판 콘텐츠가 사람을 움직이며, 강력한 미디어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되돌아 봐야 할 일이다.


물론 콘텐츠와 조직 운영이 항상 일치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그런 기업들만이 성공해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본으로 노동을 사는 것이 아니라, 노동 그 자체가 자본이 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제품 자체보다 그 안에 담겨진 감성과 진정성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는 조직의 힘을 반영하는 콘텐츠, 콘텐츠의 내용을 실천하는 조직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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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사이트는 제품/서비스/회사를 홍보하고, 이용자와 교류하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호감을 얻고, 구매와 입소문을 유도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 웹 사이트 역시 이와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출판 영역에 따라 칼럼, 동영상 강의, 쇼핑몰 등의 메뉴가 추가될 수 있지만, 위에서 나열한 것을 공통이자, 필수 항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도서 정보입니다. '회사 소개'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메뉴가 결국 도서와 연결됩니다. 이 말의 의미는 개발과 화면 구성 측면에서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용자는 목적(도서 보기, 서평 보기/쓰기, 자료 찾기 등)에 따라 메뉴를 선택하게 되고, 해당 목적 이외의 행동을 유도할 수 없습니다. 또한 도서 정보 이용 관련 데이터를 생성/관리하기 어렵습니다.


길벗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도서 표지 아래에 있는 서브 메뉴에 도서와 연관된 모든 항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구성을 통해 이용자는 자신이 찾고 싶은 메뉴나 기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해당 도서와 연관된 다양한 정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길벗의 경우, 위와 같이 통합적으로 도서 정보 페이지를 구성하기 이전과 이후에는 확실히 변화가 있었습니다.

(문의, 자료찾기 등 이전에도 이용량이 많았던 기능은 그대로 메인 메뉴 리스트에 유지한 결과입니다.)


전체 페이지 뷰(Page View) 중 도서 정보 페이지 뷰 비율 변화: 개편 이전 5% ➞ 개편 이후 15%


즉, 도서 정보를 더욱 많은 이용자가 열람함으로써 '도서 홍보'라는 출판사 웹 사이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가 작성하는, 도서와 연관된 게시물에는 반드시 도서를 등록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즉, 해당 게시물이 어느 도서와 연관된 것인지 지정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길벗에서 이벤트를 등록하는 관리자 화면인데, 거의 모든 게시물 등록 시 도서를 함께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도서 정보 페이지에서 중요한 요소는 서점 링크입니다. 대부분의 출판사 웹 사이트는 온라인 서점 링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클릭 횟수를 측정하지 않거나, 측정하더라도 웹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웹 마케팅이 구매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의문을 가지는 출판사가 많습니다.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는 이상, 웹 마케팅은 노출을 통한 홍보만 수행하기 때문에 자주 듣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그게 구매에 도움이 돼?"


저 역시 회사 내에서 많은 분들이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관련 데이터를 결산회의 때 공개하고 있습니다. 타 출판사 현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만, 길벗의 경우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2012년 1~4월 기간, 도서 정보 페이지 조회 수 대비 서점 링크 클릭 비율: 20%


이를 통해 웹 사이트의 중요성과, 나아가서 도서 소개 페이지를 잘 구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까지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도서 정보 이용 관련 데이터는 꼭 쌓고, 내부적으로 적절히 공개할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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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웹 마케팅 채널을 나열하고, 구매 여부에 따라 분류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각 채널들의 관계를 살펴 보겠습니다. 실제로는 조금 더 복잡하겠지만, 핵심적인 관계만 정리합니다.


관계를 기준으로 다시 나눠보면 '근거지'와 '배포 채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근거지는 말 그대로 내용과 활동의 출발점이자 창고 역할을 하고, 그것을 배포 채널을 통해 널리 알리게 됩니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의외로 이것이 하나의 채널에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거지로는 '웹 사이트'와 '블로그'가 있습니다.


웹 사이트는 회사의 공식 정보가 게재되는 곳이며, 독자들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다른 채널에서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블로그는 웹 사이트(주로 도서 정보)와 커뮤니티의 콘텐츠 및 활동을 새로운 콘텐츠로 가공해서 쌓아두는 창고 역할을 합니다.

이런 근거지가 허약하면 그 외 채널에서의 활동은 힘을 받지 못하거나, 일회성 활동에 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신간 이벤트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표지를 보여주고, '좋아요' 누르기 또는 '댓글' 남기기 이벤트를 많이 합니다. 여기에서 그 행위 자체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링크를 클릭해 보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벤트 만들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링크로 연결된 페이지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큼 매력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벤트는 이용자들에게 경품을 퍼주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이용자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SNS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면, 우리의 제품을 한 번이라도 보게 하고, 보고 나면 긍정적인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 완결된 활동인 것입니다. 그렇게 성과를 만들고 축적하는 것이 바로 근거지가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에, 튼튼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그것이 잘 되어 있다면, 많은 회원과 방문자 수로 나타날 것입니다.


배포 채널로는 'SNS'가 대표적이며, 새로운 채널들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가지고 SNS용 콘텐츠나 이벤트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근거지가 튼튼하게 갖춰져 있고, 커뮤니티에서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면 그것에 좋은 설명을 붙여서 링크 시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다만, SNS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등록되고 있기 때문에 수량과 등록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배포를 위한 채널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거나, 활동 비중을 지나치게 할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곳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관계(팬, 팔로워 등)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알릴 사람이 적다면, 힘들게 관계를 끌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건강해야 합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관계 맺기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맺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경품 위주의 프로모션을 반복해야 하고, 결국 이용자들은 딱 그만큼의 기대만을 가지게 됩니다.



다음 글부터는 각 채널별로 세부적이고, 실제 업무에 필요한 이야기들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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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마케팅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행위는 결국 '웹'이라는 공간을 통해 보여지고, 전파됩니다. 따라서 각종 웹 마케팅 채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미리 정의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여러 개의 채널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제시하는 것은 길벗 기준일 뿐입니다. 출판사마다의 특징과 상황에 맞게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이고,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채널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왼쪽 그룹은 기본 운영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오른쪽은 특정 필요에 따라 추가로 운영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자체 공식 커뮤니티'는 다소 규모가 있거나, 학습/수험서 분야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 있게, 적극적으로 웹 마케팅을 하려면 거의 모든 채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많습니다. 남자/여자, 아는 사람/모르는 사람 등...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바로 '우리 책을 산 사람(구매자)' 아니면 '사지 않은 사람(비 구매자)'입니다. 바로 이 기준을 가지고 채널을 다시 보겠습니다.


왼쪽 채널들은 주로 구매자를 지원하거나(자료 제공, 독자 지원), 추가 구매를 유도하거나(신간 소개, 이벤트 개최), 각종 회사 활동(베타테스터 모집, 공지 등)에 이용합니다.
오른쪽 채널들은 접근이 쉽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자도 포함될 수 있지만) 주로 이용자를 구매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이용합니다. 따라서 책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연관 콘텐츠나 소식을 노출하고, 관계를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한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하게 됩니다.
외부 커뮤니티는 이 둘에 걸쳐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모양새는 많이 다릅니다만, 구매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회원들의 끈끈한 유대관계와 좋은 정보에 이끌려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도록 합니다.

굳이 이런 형태로 분류를 하는 이유는, 대상에 맞게 각 채널들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 구매자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블로그에, 웹 사이트에 있는 책 정보나 이벤트를 그대로(!) 옮겨 두기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활용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똑같은 책 정보라 하더라도 웹 사이트에는 기본 정보를, 블로그에는 검색을 통한 유입을 위해 이슈와 연관시켜서 포스팅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채널들간의 연관 관계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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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질문들은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이 모두 다른 답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문제가 될 것입니다.(현업에 계신 분이라면 편집부와 영업부에 한 번 물어 보실 것을 권장합니다.) 

"마케팅 활동은 결국 매출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단순한 정의에서 그치면, 당장 "돈"을 만들지 못하는(?) 활동과 가치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됩니다. 즉, 돈을 결제(!)하는 곳에서의 활동을 지나치게 중시하게 되는데, 사람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이유와 계기가 다양하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을 간과하면서 광고와 프로모션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빠져들게 됩니다.

따라서 (포괄적으로)매출이라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웹 마케팅이 해야 하는 역할을 전략적/구조적 관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Why? - 왜 하는가

인터넷에 정보가 모이고(페이스북에 등록된 콘텐츠가 인류가 지금까지 문자로 기록한 것보다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 정보를 검색을 통해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엄청난 온라인 인맥을 통해 검증도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표현이지만, "사람들이 정보와 가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옮겨 간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고 있다면, 책 역시 그곳에서 답을 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역할은 온라인 서점이나 검색 포털, 또는 거대 커뮤니티가 하고 있습니다. 책이 어떤 고민과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제일 잘 아는 곳은 출판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내어준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떤가요? 사람과 트래픽은 다른 곳으로 집중되었고, 그곳에 책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광고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다음으로 "효율적이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직접 만나야 홍보를 할 수 있고, 책에 대한 반응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진행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하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출판사의 메시지를 원하는대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사람 또는 중간 유통망을 거치면 어쩔 수 없이 메시지는 변형됩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출판사는 냉장고를 생산하는 대기업이 아닙니다. 냉장고는 1년에 신제품으로 몇 개 나오지 않고, 팔아야 하는 양은 많기 때문에 수십억 원을 쓰면서 마케팅을 할 수 있지만, 1년에 수십~수백 종의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제품마다 큰 돈을 쓸 수는 없습니다.(출판사 매출 기준 5~10% 정도를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합니다) 물론 온라인 홍보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갑니다만, 그래도 오프라인 매체나 프로모션 활동 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때로는 좋은 소개글 하나가 이슈가 되어 수백만 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볼 수도 있는 공간이 바로 온라인입니다.

참고 사례> 2011년 8월에 길벗의 독자 북마스터가 작성한 포스트가
                네이버 블로그 메인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북 마스터' 제도에 대해서는 다음에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What? -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이것은 출판사에게 어떤 이익이 되느냐가 아니라, "이용자/독자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즉, 그들이 우리와 관계를 맺고, 소통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입니다. 출판 분야마다, 구매자 여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큰 관점에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사이기 때문에 "차별화 된 도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나의 제품, 특히 '콘텐츠'는 유통사 보다 제작사에서 할 얘기가 더 많습니다. 즉,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출판사 사이트에 있는 도서 정보는 온라인 서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보면 책이 배본되고, (온라인 서점 제공용)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고, (보도자료와 거의 똑같이) 자체 사이트에 도서 정보를 등록함으로써 편집부의 1차 역할은 끝나게 됩니다. 즉, 출판사 사이트에 와도 온라인 서점과 똑같은 내용의(심지어는 훨씬 더 보기 불편한) 도서 소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누가, 왜 출판사 사이트를 방문할까요?
그 책의 기획 의도, 핵심 메시지, 관련된 콘텐츠를 보다 더 풍부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확하고, 풍부한 책 정보를 알고 싶으면, 그 출판사 사이트를 가봐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거나, 도서 정보를 살펴보다가 온라인 서점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이라도 최소한 해줘야 합니다.

 <길벗출판그룹의 도서 정보 관련 데이터>
 - 기준: 2012년 1~3월, 사이트에 등록된 1,439권의 도서를 대상으로 측정
 - 도서 정보 페이지 조회 수: 300,000회
 - 권당 평균 페이지 조회 수: 208회
   * 2007년부터 등록된 책 모두 포함. 최근 책만 대상으로 하면 3배 이상 높음

 - 온라인 서점 링크 클릭 비율: 조회 수 대비 평균 22%


아직 길벗도 도서 정보를 제대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는 과정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도서 정보를 보고 있고, 내용이 좋으면 기꺼이 구매 의사를 가지고 온라인 서점을 방문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도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정보와 계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책을 사서 보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로 좁혀본다면, "변화"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을 돌아보거나, 세상을 읽거나, 지식을 쌓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결국 변화를 만들기 위해 책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즐겁고, 충실하게 변화의 과정을 경험하고, 변화의 목적을 120% 달성하도록 안내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집필의도를 잘 설명한 저자의 글, 편집방향과 고민을 담은 편집자의 글, 함께 보면 좋은 책, 연관된 기사나 동영상,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서평 등 콘텐츠 형태도 있고, 저자와의 (온라인) 대화, 독서 토론 그룹, 집단 학습 프로그램 등 활동 형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책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찾아보면 반드시 좋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책 기획 단계에서 이런 것들을 먼저 고민해서 준비한다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좋은 콘텐츠가 미리 준비됐다면 책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홍보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지만, 책을 구매해야 하는 작지만 또 다른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출판 과정에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요즘은 많은 출판사들이 다양한 방법과 이름으로 이런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길벗의 경우 '베타테스트' 제도라고 부르는데, 출간 전에 원고를 미리 배포하고, 의견을 듣고, 이를 도서 기획에 반영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것은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첫번 째는 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타/오류를 검증하는 것은 물론,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미리 확인해서 독자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콘텐츠를 수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 째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책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타깃층을 구체화할 수 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의 요구에 맞는 제목, 부제, 표지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세번 째는 자연스럽게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그 책 뿐만 아니라 출판사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혼자서 좋아하고 끝날까요? 지인에게 자랑할 것이고, 블로그에 글을 쓸 것이며, 비슷한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추천하게 될 것입니다.


How? - 어떻게 할 것인가?

위에서 얘기한 것들이 아무리 좋아도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통로가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아니, 어쩌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힘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유'와 '제공해야 할 가치'에 가장 적합한 채널을 찾고, 운영해야 합니다. 각 채널의 특징과 관계, 운영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포스팅 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웹 사이트 - 모든 채널의 근거지

회사 웹 사이트는 독자와 공식적으로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창구입니다. 도서, 회사 활동, 연계 채널 등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이곳에서 잘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출판사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웹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책과 출판사에 대해 적어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들은 강력한 우군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필요할 때, 직접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유지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 -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

그야말로 소셜 미디어의 전성 시대입니다. 특히 SNS의 폭발적인 성장은 웹 마케팅 담당자들을 야근과 스트레스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출판은 점점 사람들과 멀어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책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소셜 미디어가 거의 유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공간에서 많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면, 결국 광고료를 지불하면서 마케팅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커뮤니티 -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유력한 채널


이유야 어쨌든, 자신의 회원과 SNS 관계를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제휴를 해야 합니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곳에서 광고라도 해야 합니다. 커뮤니티는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므로, 무료 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 중 하나가 언제든지 그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돈을 많이! 지불하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오늘 날 많은 커뮤니티들이 상업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단순한 논리로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활동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점을 찾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웹 서비스 - 힘들지만, 버릴 수 없는 채널

"나는 꼼수다"가 세상을 발칵 뒤집으면서 '팟캐스트'라는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 이후 출판사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이 팟캐스트에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공간에 우리가 굳이 대응해야 할까요? 경쟁 관계를 생각하면 회의가 들 수도 있습니다만, 사람들을 생각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그렇게 새롭게 등장하는 채널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유행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되, 해당 시기에는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번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각 채널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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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서출판 길벗'의 웹마케팅부에 있는 허두영입니다.

웹을 중심으로 한, IT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하다 출판사에 자리를 잡은지 딱 2년이 되었습니다.
낯선 환경, 문화, 처음으로 접해보는 콘텐츠 생산 업체에서의 마케팅 등 입사 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반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큰 보람이었습니다.

어떤 분야의 일이든 명암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명'이 '암'이 되고, 반대의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명암을 반대로 착각하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먼저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찾게 되고, 그 속에서 현재 있는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 보는 것이 아닐까요?
2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지만, 나름대로 고민하고 경험했던 것을 적어보려는 이유입니다. 잘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또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판 웹 마케팅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출판사에서 웹 마케팅을 한다고?

최종 임원면접을 앞두고 제 책장을 훑어 봤습니다. 내가 길벗 책을 사 본 적이 있었던가?
굳이 책장을 확인 해봐야 했던 이유는, 책을 살 때 출판사 이름을 확인하거나, 출판사 사이트를 방문해 본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물론 입사지원을 할 때는 방문해 봤습니다만 ^^;)
다른 사람은 어떤지 궁금해서, 신규 입사자에게 부서 소개를 할 때면 질문을 던져 봅니다.
"입사와 관계없이 출판사 사이트를 평소에 방문해 보신 적이 있나요?"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10명 중 2명도 채 안됐습니다. 출판사에 입사(!)한 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가 그랬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웹 사이트 순위 정보를 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일정 수의 패널들이 사이트를 방문한 기록을 토대로 추정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현황은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랭키닷컴'에서 '출판' 카테고리를 확인한 결과입니다.(실제로는 출판 영역이지만, 이 분류에는 없는 곳도 있습니다.)


상위에 있는 출판사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학습지/참고서, 교과서, 수험서를 출판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 사이트들은 공통적으로 도서 관련 자료(부록 파일, 정오표 등), 동영상 등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구매자"가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출판사는 어떨까요? 대부분 도서 정보(온라인 서점에도 다 있습니다), 베스트 도서(출판사에서 임의로 정하는 것을 믿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벤트(온라인 서점 이벤트가 더 푸짐합니다) 정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가자면, 아주 희한한 현상입니다만, 도서 정보는 출판사 보다 온라인 서점이 더 잘 되어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결론을 얘기하자면 출판사가 "독자" 그리고 "이용자"를 웹이라는 공간에서 많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측면으로 풀어보면, 사람들이 출판사 사이트를 찾아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물론 출판사가 공식 사이트에서만 웹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따로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가 공식 사이트보다 트래픽이 많은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사이트를 기준으로 얘기합니다)

그렇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지인들에게 출판사 명함을 건네면 거의 대부분 이렇게 물어봅니다.

"어라? 출판사에도 웹 마케팅 부서가 있어?"
"거기서 하는 일이 뭐냐?"

아마도 입장이 바뀌었으면 저도 똑같은 질문을 했을 것입니다. (온라인 서점을 제외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출판사의 존재를 인지할 계기가 없었으니까요.


관점을 바꿔 봅시다!

사람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할 때, 필요한 정보나 택하는 방법은 다양해져 왔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 > 지인들의 소개 또는 추천 > 구매 후기 > 사전 체험 > 대중적인 입소문 > ???

예전에는 눈 앞에서 물건을 확인해야 했는데, 사람과 상품이 많아지면서 아는 사람의 얘기를 듣고 구매를 결정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발달하고, 온라인 상점이 생기면서 이런 방법으로 일일이 구매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집니다. "싸긴 싼데, 이 물건 괜찮은건가? 그런데 물어볼 사람이 없네." 이런 질문을 바로 '구매 후기'가 해결해 줬습니다.

이 단계의 특징은 바로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미 구매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지름신을 강림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구매 후기는 '' 물건을 사도록 만들기 위한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되었습니다. 같은 제품군 속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알바를 돌려서라도 구매 후기를 채워 넣어야 하는 것입니다.

책의 경우, 전체적으로 이 단계까지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름으로 포장을 하든 '서평'을 생산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이벤트를 벌이고 있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웹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실을 생각하면 일방적으로 돌을 던지거나 맞을 상황은 아닙니다만, 두 가지 측면에서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첫 번째는, 사람들이 구매 후기에 대해 점점 불신을 한다는 것입니다. 오픈 마켓에서 시작된 이 불신은 점점 확산되고 있고, 결국 서평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실제로 저희 책으로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은 다른 책을 살 때 서평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글을 종종 등록하십니다. 본인이 인위적 서평 작업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두번째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것은 같은 제품군 내의 경쟁에만 유효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합니다. 출판 시장의 침체를 깨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사서 보도록 만들어야지요. 그렇다면 출판사끼리의 경쟁 말고도,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들어 책이 담고 있는 콘텐츠의 우수함을 자연스럽게 알도록 설득을 해야만 합니다. 바로 그 역할을 웹 마케팅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인터넷에서 관계를 맺고, 인터넷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곳에서 답을 줘야 하는 것입니다.


다소 부정적인 내용으로 첫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출판의 미래에 기회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공감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늦게 깨달았을 뿐입니다. 그 길로 가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기 위해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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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획회의'라는 잡지를 받았습니다. 출판계에 입문하고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됐는데, 출판인들이라면 누구나 보는 잡지이더군요. 처음에는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보통 업계에서 내는 잡지들은 그저 그런 내용과, 서로 띄워주기 정도 기사만 난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획회의'에는 출판계 내부를 향한 쓴소리도 실리고, 세상과 책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도 많아서 꼬박꼬박 읽게 됩니다.

그런데 9월 20일 발행판에 민음사 장은수 대표님의 '전자책의 충격을 넘어서 - 출판의 시각에서 바라본 전자책의 미래'라는 글이 실려서 유심히 읽어 봤습니다. 바로 며칠 전에 관련된 포스팅을 했었는데, 글을 읽으니 어쩔 수 없이 또 블로그를 열 수밖에 없게 되더군요.

장은수 대표님의 주장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전자책의 시대가 빠르게 오고 있다며 각종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데(특히 통계!!!), 실제 그 의미를 뜯어보면 호들갑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언론에 보도된 수치를 잘 분해해서 근거를 제시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봤을 때, "정보 기술 업체 쪽에서 쏟아내는 전자책 담론의 배후에는 투자를 통해 이득을 남기려는 금융자본의 욕망이 놓여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자책의 미래를 부정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출판의 전자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시며, 다만 "출판의 전자책 담론은 정보 기술 쪽의 전자책 담론과 다를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장은수 대표님의 주장 자체에는 100% 공감합니다. 출판에 관심있는 IT 업계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콘텐츠'로서 책의 가치를 주목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항상 디바이스와 유통 플랫폼만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전자책의 주도권을 내준다는 것은 IT 출신인 저마저도 상당히 위험한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는거 아냐~"라고 주장만 한다고 미래가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현재 수면 아래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 싸움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저는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디바이스와 유통, 그리고 거대 자본을 쥐고 있는 IT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급한 금융자본의 욕망일지는 모르지만, "투자"를 통해 이용자에게 디바이스를 손에 쥐어주고, 그 속에 들어갈 콘텐츠의 공급 경로를 장악하는 것은 IT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출판사가 대동단결해서 콘텐츠 공급 자체를 원천봉쇄한다면 판은 달라질 수 있겠죠. 그렇다고 종이책의 판매량이 늘어나거나 최소한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을까요? 이용자들은 출판사의 이기적인 행태라며 댓글 폭탄을 퍼붓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출판계도 (독자가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용자를 끌어 안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이용자들을 단순히 구매 대상으로 간주하고 '서평 이벤트'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IT는 살아남기 위해 Web 2.0 등의 담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그 길에 나섰고, 이용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아마존이나 애플의 보도자료를 뜯어보며 얼만큼 뻥튀기가 되었는지 지적질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출판시장의 매출액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여전히 '사재기'라는 악행이 남아있으며, 이익 좀 올리겠다고 필요없이 양장본 책을 만들어내는 행태부터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의 '책을 읽읍시다!' 만큼의 대국민 홍보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는 자사 이기주의부터 반성해야지요.

몇달 전 스카이 '베가' 휴대폰 출시 행사에서 제조사측은 아이폰4의 수신율 문제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잡아도 수신이 잘된다."며 경쟁제품을 깎아내리는 공격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자기 제춤 출시 자리에서 한 것이죠. 그러면서 박병엽 대표는 애플을 이기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하지만 '베가'는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고, 10만대 판매에 그치고 있습니다.(물론 그렇게 된 이유는 많겠지만, 아이폰이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생각해보면 큰 의미가 없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전자책으로의 이동이 불가피한 것이라고 한다면, 업계가 아니라 독자(그리고 이용자)를 중심에 놓고 출판계가 먼저 논의와 실천을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전체 파이를 키워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지금처럼 네가 살면 내가 죽는다는 식의 대립은 결국 IT 업계에게만 기회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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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전철역 입구 근처에는 'egro'라는 커피 전문점이 있습니다. 술 한잔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가끔 들리는 집인데요, 1849년부터 시작된 스위스 태생의 커피 브랜드라고 합니다.

그동안에는 잘 몰랐는데, 며칠 전 테이크 아웃용 컵에 싸서 주는 종이(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 ㅎㅎ)가 갑자기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제 눈길을 잡은 것은 제일 위의 "Passion for the best coffee"라는 문구였습니다. 커피 전문점이니까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커피를 위한 "열정"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하나의 기업(또는 서비스)이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는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해당 기업의 처지와 조건이 다르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또한 제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그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사고와 행동이 어떤 가치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고, 여건이 좋아도 오래가는 기업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기업 자체의 가치에 지나치게 주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말로는 고객가치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기업 내부의 가치 - 이윤 추구가 항상 제일 앞머리를 차지한 것이지요. 그런 것이 "To the world best" 같은 슬로건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즉, 제품 자체의 강점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출판사들은 "좋은" 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아마 다르게 정의될 것입니다. 돈일수도, 콘텐츠 자체의 우수함일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독자"가 아닐까요? 독자가 우리 책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것. 그것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출판사/출판인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egro 커피의 슬로건을 이렇게 바꿔서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Passion for Readers"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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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서는 처음 일해 봅니다. 주로 인터넷전화나 웹 서비스 기획쪽 일을 했었죠. 그나마 유사한 분야라고는 e-learning 업계에 잠시 일을 해봤던 정도랄까요?

그런 문외한을 과감히 선택한 회사의 결정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지향점도 다르고, 코드도 다르고, 업무 방식도 다르고... 웹 시대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한다지만 '기본'에 대한 공통점을 갖지 못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찌어찌 이곳에서 업무를 시작한지 3주째... 첫번째 난관은 역시 '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분야도 다양하고 엄청나게 많은(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ㅜㅡ) 책을 빠르게 알아가기 어렵습니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책'과 '독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하루에 한권씩만 파악한다고 해도(다 읽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현재까지는 사안 중심으로(사실상 이슈가 발생하는 책을 중심으로) 부딪쳐 가고 있습니다. 그런 계기없이 무턱대고 책을 봐서는 마케팅 지점이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대응이나 고민이 늦어지게 되는데, 다행히 팀원들이 각자 분야에서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슬슬 속도를 높여가야 할 시점입니다. 답? 그런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해해주고, 도움을 줘야 한다는 당연한 얘기는 그냥 패스~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벌어질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온라인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의 업무 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독자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와, 얻고자 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출판 과정에 반영이 되지 않으면, 온라인 마케팅은 그냥 "할인해 드릴께요", "서평단에 참여하세요. 책 드릴께요" 정도의 이벤트성 홍보만 남을테니까요.

그래서 첫번째 난관은 스스로의 다짐과 함께 온라인에 대한 조직의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이겨내 보려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의제를 조금 더 작게 잡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싶기도 하지만,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기에 꿋꿋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어째됐든,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떠돌아 다녀야 하겠네요.
출판사에서 웹과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분들의 발전을 기원해 봅니다. ^^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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