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1번가(www.11st.co.kr)의 CF를 보면 책을 최대 50% 할인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겠지만, 공급자인 출판사에게는 무서운 얘기입니다.


'도서정가제'에 따라 출간 후 18개월이 지나지 않은 책은 10% 이상 할인을 할 수 없습니다. 책이라는 상품이 가진 문화적 특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제도적 장치를 피해서 파격적 할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을 한번 적어볼 예정입니다.)

물론 파격적 할인을 할 것인지 여부는 출판사의 선택입니다만, 문제는 유통 - 특히 온라인 서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무기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할인을 하지 않으면 적절한 곳에 노출되기 어렵고, MD들의 선택을 받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예 할인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책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을 불러오게 됩니다.

콘텐츠 자체가 경쟁력이어야 하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런 전제가 타당하기 위해서는 '가격'이라는 요소 때문에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 당할 수 있는 구조가 지배적이서는 안될 것입니다.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잘 알려내기 위한 출판사의 노력과 함께, 시장 자체를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유통망의 결단, 그리고 콘텐츠에 대해 적절한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는 독자들의 선택을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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