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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27 '공감'이 만드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자



공감하는 능력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출판사
더퀘스트 | 2014-09-02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공감이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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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한민국은 '갑질' 때문에 심난하게 한 해를 마무리 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불씨를 당겼지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었다. 단지, 권력과 권위를 가진 이들의 갑질이 상상을 넘어서고, 평범한 소비자도 힘없는 직원에게 충분히 갑질을 하고 있다는,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임을 확인하면서 놀랐을 뿐이다. 갑질의 또다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각종 갈등 역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더 놀랍다. 교육이 잘못됐다, 돈만 쫓는 자본주의의 결함이다,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한다, 압축 성장의 결과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술술 튀어 나온다. 그래서 더 한숨이 나온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풀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사람 자체에 주목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행동[각주:1]"하는,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물론 구조적 문제의 결과가 공감 결핍 사회로 나타난 것일수도 있지만, 그 둘의 관계가 반드시 원인-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복잡한 세상에서는 어떤 면에서는 원인인 것이 또다른 상황에서는 결과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구조를 바꾸지 못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공감'의 회복은 개인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관계로 확장될 수밖에 없기에 구조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할만한 사례가 책에 실려 있다.


1971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시에서 있었던 일이다. 악명 높은 KKK의 지도급 인물인 클레어본 폴 엘리스는 그 지역 학교에서 인종주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열리는 교육위원회에 참여하라는 설득에 넘어갔다. 그리하여 그는 흑인 민권운동가인 앤 애트워터와 함께 일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그는 애트워터를 광적으로 혐오했다. 하지만 함께 일하다 보니 그녀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두 사람은 모두 청소부 일을 하면서 가난하게 살았고 돈에 쪼들려 힘들어했다. 그는 듀크대학교의 잡역부였고,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했다. 그의 눈을 가리고 있던 비늘이 떨어졌고, 앤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녀가 속한 공동체 전체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다. "나는 흑인의 얼굴을 바라보고, 그들과 악수를 하고, 그들을 인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열흘이 지난 뒤 엘리스는 1천 명이 모인 마을 회의에 나가서 자신의 KKK 회원증을 찢어 없앴다. 나중에는 민권 운동가가 되었고, 흑인이 조합원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잡역부조합의 지도자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적 운동도 필요하며,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특히 '공감박물관'은 아주 흥미롭다. 그렇게 개인과 집단의 노력을 통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 따뜻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

  1. 책에서 인용 [본문으로]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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