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4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을 때 며칠 정도 망설였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항상 오류를 보였고, 그런 문제로 생활의 필수품인 휴대폰이 종종 먹통이 되는 사태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왠만큼 주변의 평가도 끝났다 싶어 업그레이드를 했고, 멀티태스킹과 사진 줌인 기능 등을 써보며 이전 휴대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 OS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솔직히 또 한번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화가 나게 된 경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있었습니다. 종종 몇 초 동안 작동을 멈추거나, 카메라 자동 초점 기능이 먹통이 되었더군요. 특히 초점 문제는 스마트 태그(바코드, QR코드 등)를 읽지 못하게 해서 업무적으로도 상당히 불편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고, 미국에서도 상당한 여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다운 그레이드를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관련 기사)

물론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애플 역시 '사람'들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점점 많은 기술들이 집약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변수를 고려한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기술적 진보가 낳는 자기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면서 현재에는 구현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눈높이가 맞춰져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사람이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결국 기술도 사람에 의해 창조되고 사용되는 것이니, 모든 것을 기술에 기대고 해결하려 하지 말고, 사람의 힘을 기술적 발전에 개입시켜야 즐거운 경험을 낳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애플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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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 올해 2분기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전분기보다 10% 증가한 수치라는데요...
일단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 기사 보기)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조금 걱정스럽네요.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는 것입니다. 갤럭시S 출시에 맞춘 마케팅 비용 상승이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갤럭시S'와 '아이폰4'에 대해 거의 전쟁 수준의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마케팅 보다는 제품 혁신에 보다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이는 애플이 현재로서는 더 앞서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현재도 휴대폰으로만 보면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매출액은 높지만 영업이익은 거의 반 정도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가 변화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보다 더 솔직하고, 담백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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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아이패드가 가져올 혁신과 파급효과에 대한 오픈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사전에 시연을 해서 처음으로 실물을 보게 됐는데요...
첫 느낌은 아이폰의 확장판이다. 듣던대로 앱이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대단한 놈인 것은 틀림없다... 정도였습니다.
'우와~'라는 감탄사는 게임을 보면서 나왔었죠. ^^



                                      (아이패드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패드에서 써볼만한 어플 소개 동영상 (출처: ZDNET)

그런데 세미나 패널들은 한결같이 아이패드가 각 산업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들고', '터치'하며 PC의 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멋있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응용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레스토랑의 메뉴판이나 비행기 좌석 앞의 패널을 대체하고, 업무에 사용되는 종이를 줄이고, 전자교실이 현실화 되며...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인상적이었던 얘기가
PC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패널들이 실제로 자신들의 부모님께 보여드렸을 때 아주 쉽게(!), 즐겁게 사용을 하시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하! 이건 단순히 아이폰의 확장이나 PC의 모바일 버전이 아니구나! 하고 느끼게 됐죠.

곧 저희 회사에서도 샘플을 몇 대 구매할 예정입니다.
이것저것 써보면서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체험해 볼 생각을 하니, 벌써 흐뭇해지는군요.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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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Flash will be dead within a year"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애플 제품에서 플래시가 동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많지만 그의 생각과 입장은 확고하네요.

이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의 컨셉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는 역시 위대한(great) 기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Stick! 스틱!]이라는 책에서 읽은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얘기가 떠오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대부분의 기내 서비스를 없애고, 효율적인 공항 선택으로 저가항공의 깃발을 든 곳으로 유명합니다. 한 번은 허브 켈러허(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최장 재직 CEO)가 그들의 확고한 컨셉을 얘기하면 이런 예를 든 적이 있습니다.

"마케팅 부서의 트레이시가 당신을 찾아왔소. 그녀가 말하길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휴스턴 발 라스베이거스행 여객기 승객들이 비행 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거요. 그때까지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간식거리는 땅콩뿐이었는데 트레이시는 맛있는 치킨시저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키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라고 했소. 자, 그럼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소?"

질문을 받은 사람이 잠시 머뭇거리자 켈러허가 말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는 거요. '트레이시, 치킨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빌어먹을 치킨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아마 스티브 잡스도 세간의 평가를 퍼나르는 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을까?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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