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바야흐로 정치의 해입니다. 총선과 대선을 통해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킬 정치인을 선출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투표하실 예정인가요? 커다란 국가 비전? 경제 문제? 교육? 육아? 휴……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을 둘러싼 문제가 참 많군요. 그런데 큰 문제도 좋지만, 우리 자신과 주위의 삶을 살펴보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그렇게 삶을 살펴보는 방법 중 하나로 웹툰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만화 형식이지만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꼬집기도 하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편견을 드러내기도 하는 작품들입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고양이와 개가 눈물을 훔치다
제목: 야옹이와 흰둥이
주소: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catandwhitedog
빚쟁이 주인이 버린 고양이와 개가 힘을 합쳐서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막노동, 학원 청소, 마트 시식 코너 아르바이트, 동네 빵집 점원 등을 하면서 온갖 설움과 부조리한 현실을 겪게 되는데요. 자기 욕심만 앞세우거나,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흰둥이가 피자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하나 볼까요?
(출처: Daum 만화 속 세상)
경제 관계에서 돈을 받는 사람은 약자 입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해 마치 곰탕 국물을 우려내듯 사람을 쥐어짜는 것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자본의 폭력입니다. 그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버럭! 쉽게 짜증을 내는 것은 우리 사회의 폭력이겠지요. 내 후배, 내 자식이 이런 처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을까요?
반면 이 만화에 등장하는 약자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줌으로써 험한 길을 함께 헤쳐 나갑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결국 사람으로부터 살아갈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눈물이 앞을 가리게 됩니다. 수많은 댓글에서도 눈물바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신은 우리의 어떤 모습을 평가할까?
제목: 신과 함께
주소: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119877&page=16
저마다의 종교에 따라 신은 다른 모습과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세(이승)에서의 올바른 삶을 강조하고, 사후 세계(저승)에서 그 삶을 평가받게 된다고 말하는 점은 대부분의 종교에서 비슷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만화는 한국적인 신을 통해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불교의 사후 세계관과 토속신앙이 섞여서 전통 종교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종교적 관점으로 인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종교 그 자체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주목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승 편’의 한 에피소드를 보겠습니다. 참고로, 사람이 죽고 나면 49제를 지내는 것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승에서의 삶에 대해 각각 7일씩 7번의 재판을 받는데, 그것을 모두 무사히 끝내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후손들이 기원하는 제사라고 합니다. 아래 에피소드는 그 재판 중 한 장면입니다.
(이하 모든 만화의 출처: NAVER 만화)
나의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힌다! 우리 모두 그런 비수를 몇 개씩은 가슴에 안고 살면서도, 남들에게 수도 없이 많은 생채기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저 역시 저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자신은 없습니다. 부끄러워집니다.
이익과 이론 중심의 기업에게 날리는 통쾌한 메시지
제목: 쌉니다 천리마마트
주소: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12694&page=8
이 만화는 읽는 내내 배꼽을 잡게 만들면서도 기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사실 설정은 그야말로 소설입니다. 한 대기업의 ‘정복동’ 이사는 회장님의 황당한 아이디어에 대해 “안 됩니다!” 하는 직언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계열사 마트로 쫓겨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정복동’은 회사에 피해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그것이 오히려 직원과 고객 그리고 공급업자들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런 기업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현실을 비꼬는 설정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양쪽은 고객들의 인기투표로 누가 비호감인지 결정하기로 하고, 진 사람은 마트를 떠나기로 합니다. 해당 부분은 중략.)
인종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강하게 남아 있지만, 기업에서는 이런 편견들이 좀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듯합니다. 학력이나 경력, 외모, 한 번의 실수와 성공, 업무 처리 방식, 사내 관계 등 우리는 수많은 편견의 잣대로 이리저리 사람들을 갈라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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