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 참 많으세요."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이런 말을 던지며 다가오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명 "도를 아십니까?" 조직인데, 당할 때마다 귀찮고 짜증나서 뿌리치면서도 남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왜 저럴까?"
특이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가장 비슷한 것은 아무래도 다단계 마케팅이다. 본질적으로는 하위 그룹의 희생을 기반으로 상위 그룹이 돈을 버는 것인데, 적절하게 포장하고 심리를 조작해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충성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런 사례조차 너무 먼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널린 마케팅 관련 책만 뒤져봐도 심리조작은 아주 널리 사용됨을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 이상하게 복잡한 쇼핑몰 구조, 지겹도록 반복되는 CM송 등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심리조작의 일환이다.
한편, 심리조작은 국가적으로도 이뤄진다. 이 책에서 나온 섬뜩한 사례(고문, 이중첩자 양성 등)도 있지만, 정책홍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각종 행위들도 엄밀히 따지면 국민들의 심리를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작행위라고 할 수 있다.(요즘에는 비판 진영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는 방향으로도 활용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게 나와 무슨 관계냐고?
심리조작은 지속적이고 교묘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심리조작 문제는 결국 사람의 주체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각종 사례와 과정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데, 책 말미에 있는 저자의 질문으로 대신해 본다.
심리조작이라는 주제는 현대인에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주체성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현실감이 희박한 불균형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스스로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나 공기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체험만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에 비춰보아서 판단하고, 냉철하게 행동할 수 있는가?
* 이 책은 심리를 조작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심리조작의 역사와 구조, 사례가 담겨 있으니, 심리조작 실전은 다른 책에서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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