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지만, 선거 때가 되면 등장하는 단어가 '프레임'이다. 야권이 여권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서 대응하기 때문에 항상 패배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 박근혜 후보측이 'NLL 포기' 발언으로 정국을 뒤흔들 때, 문재인 후보측은 '사실이 아니다', '비밀 누설이다'라고 반박한 것이 좋은 예로 얘기된다. 즉, '종북'이냐 아니냐라는 '프레임'을 새누리당에서 만들었는데,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당시 상황에서는 별 설득력이 없는) '우리는 종복이 아니다'라는 하소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반대로, 민주당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강하게 내밀자, 새누리당에서는 잽싸게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민주당이 만들고자 했던 '프레임'을 부수기도 했다.
그렇다고 프레임이 먼 얘기인 것만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있느냐일 뿐이다.
책에서 나오는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32페이지에서 인용)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의 시동이 기차선로 위에서 갑자기 멈춰 버렸다.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를 보며 아버지는 시동을 걸려고 황급히 자동차 키를 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기차는 차를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도니 "난 이 응급 환자의 수술을 할 수가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라며 절규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 주: 여기서 잠깐 멈추고 상황을 생각해 본 다음에 아래로 넘어가기 바란다.)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읽어보라.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
물론 사실을 바로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과)의사 = 남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기 때문에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수많은 사례가 제시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들이다. 특히 '나 중심'의 프레임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닫고 나서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스킬에 집중하는 심리서나 대화법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읽기 바란다.
* 평가: 모두 훌륭하다. 다만, (지금 온라인 서점에서 사면 50% 할인되지만) 분량 대비 가격이 약~간 비싼게 흠이라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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