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

세상 읽기 2009. 5. 25. 09:07
당신에게 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었습니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에게 다시 권력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당선이 되었고,
권위주의의 벽을 부수기 위해 제가 원한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나아갔습니다.

때로는 왼쪽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을 해버리는 모습에 실망도 컸습니다.
당신(또는 당신의 측근) 또한 부패의 사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랬던 것은 욕심이었나 봅니다.
당신이 펼친 '분노의 정치'로 우리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고비를 넘어섰을 뿐이었습니다.
그것이 좀 더 세련되지 못했던 것은 우리의 현주소를 나타낼 뿐이었습니다.

당신이 떠난 자리, 이제 '증오의 정치'가 남았습니다.
도대체 정치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용산에서는 오갈 곳 없는 밑바닥 인생을 옥상 끝으로 내몰아서 죽음으로 내몰더니,
급기야 전직 대통령이라는 당신마저 벼랑 끝으로 밀어내야 한단 말입니까.

모르겠습니다.
이제 불행한 과거를 뒤로 하고 그들과 화해를 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제대로 된 싸움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지...

오늘은 그저... 당신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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