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산에서 양재역으로 출퇴근을 합니다.
워낙 거리가 멀다보니 앉아서 다니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합니다.
일찍 출근하는 것은 기본이고, 행여 강남역 쪽에서 약속이 있으면 몇 정거장을 거슬러 올라와 버스를 타기도 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덕분에 왠만해서는 앉아서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를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어제는 일부러 차를 한 대 보내는 노력 끝에 맨 뒷좌석을 차지했습니다.
불편하지만, 그래도 술 한잔 한 뒤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했습니다.

사람들이 마구 타기 시작합니다.
한 여자분이 앞에 서 있습니다.
물론...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습니다.
왠만한 나이의 사람이 앞에 있지 않는 이상 양보해 줄 기세가 아닙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 노선 버스 안에서 양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저 분... 익숙하기야 하겠지만, 얼마나 불편할까?
내 여자친구나 여동생이 저렇게 서 있다면 어떨까?

잠시 망설입니다.
옆 사람을 슬쩍 봅니다.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와인이 궁금할 때 이 책에 취하라"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저 사람은 와인을 마시기 위해 여러가지 매너를 익혔을 것이고,
여자와 함께라면 의자를 빼 주는 정도의 배려는 기본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예외인가봅니다.

그냥 일어서기로 합니다.
"여기 앉으세요"
여자는 별 표정없이 앉습니다.
나는 불편한 마음을 덜고 홀가분하게 서 있습니다.
"저기... 내리시는거 아니셨나요? 저는 그런 줄 알고..."
여자가 곤란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괜찮아요"
기분 좋게 대답합니다. 사실 기분이 썩 좋아져 있었으니까요.

집에 가는 길 내내 좋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마음이 편한 것이
잠깐 몸이 편한 것보다 좋은가봅니다.

VoIP망 이용대가를 착·발신으로 분리해 착신은 현행 1,500원에서 950원으로, 발신전용은 475원을 새로 부과하는 안이 정부로부터 관련 업계에 통보됐다. (기사보기)

일단 착신 기본요금, 즉 070 국번을 사용하는 대가가 낮아진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 최근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2,000원이라는 비용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막연히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먼저 1,500원에서 950원으로 조정된 것이 과연 '인하'인가 여부다. 애초 1,500원 안에 대해 별정사업자들은 모두 반대했었다. 인터넷 회선 품질은 보장되지도 않으면서 기계적으로 산출한 망 이용대가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급기야는 많은 별정사업자들이 할당 받은 070 번호를 반납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950원으로 '변경'된 것은 합리적인 이용대가를 향해 접근해 가는 수치에 가깝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좀 더 심각한 문제는 발신전용 VoIP에 새롭게 475원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기사에 있는 얘기처럼 발신전용이 90% 이상 차지하는 별정사업자에게 이런 조치는 거의 사형선고에 가깝다. 물론 일정 수준 가입자 및 매출 감소 과정을 거치면 안정되는 시점이 있겠지만, 보다 거시적으로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일단은 과연 누가 기본료를 내면서 한국 업체의 소프트폰을 쓰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일반전화/휴대폰으로의 전화마저 무료로 제공하는 판이다. 해외 업체들이 새롭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별정사업자들도 반성을 해야 하지만, 이제 막 소프트폰만의 서비스를 모색하기 시작한 한국 사업자들에게 도대체 왜 이런 족쇄를 채워야 하는 것인가?

결국 이런 조치는 타 인터넷 비즈니스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VoIP 모델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사업자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 뻔하다.

KT 등 기간사업자들이나 정부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으로, 경쟁환경을 따져봤을 때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사업자 위주의 정책은 곤란하다. 회선과 가입자 위주로만 통신사업을 판단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영원히 스카이프나 (소위 말하는) 3J(Jajah, Jaxtr, Jangl)와 같은 서비스를 갖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출퇴근 길에 책을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좀 피곤하다는 핑계로 휴대폰 MP3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덕분에 최근 정말 좋은 노래를 듣게 됐는데, 바로 조수미씨가 부른 [Once upon a dream]이다.
휴대폰 용량 문제로 매일매일 새로운 음악으로 다운로드 받는 내 습관까지 바꾸며 여전히 휴대폰에 남아있는데다, 며칠 전에는 5번을 반복해서 듣기도 했다. 사람들 얘기처럼 조수미씨가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는지 구분하지 못하는 내 수준에서는 아주 예외적인 일이다.

그런데, 그 노래를 들으면서 두 여인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애절하고도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진 조수미씨가 놀랍고, 그 노래를 정말 아름답게 피겨 스케이팅으로 표현해 낸 김연아 선수도 놀랍다.

연말이 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Once upon a dream]은 그렇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언가를 표현해 내는 그 뛰어난 능력. 풍부한 감성만이 뿜어낼 수 있는 그 에너지. 일을 하면서도, 사람을 만나면서도 점점 도식화되어 가는 내 모습이 마치 앙상한 나뭇가지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미 많이 기사화 된 사실인데, 구글이 위키피디아와 경쟁하는 백과사전 서비스인 '놀(Kno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사보기)

위키피디아와 유사하지만 이용자가 제작한 여러 개의 콘텐츠가 올라간다는 점, 평가에 따라 순위가 달라진다는 점, 기고자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참여'라는 측면에서는 위키피디아와 같지만,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넣고, '수익'을 연결시킨 것이 차별화의 핵심인 것 같다.

사실 국내 각종 웹 기반 지식 콘텐츠 유통도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라는 강력한 사업자가 진행하는 서비스라는 차이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딱히 눈에 띄는 서비스는 없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도 충분히 진행해 본 서비스인데, 크게 사업화 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나는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 구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을 절실히 느낀다. 내가 일하고 있는 VoIP 분야를 보더라도 한국은 여전히 저렴한 통화요금 위주의 단말기 기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외국은 벌써 타 인터넷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신규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나부터도 분발해야겠지만, 이제 우리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기술' 보다는 '이용자'들을 더욱 중요한 변수로 두고, 그들의 힘으로 사업을 키워갈 수 있는 모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검찰은 그랬다. "이명박 후보는 BBK와 관계가 없다."
그런데, 몇 년 전 이명박 후보는 직접 말했다. "내가 BBK를 설립했다."
지금 와서 한나라당은 이러고 있다. "그건 실체적 진실과 다른 얘기다."

그럼 뭐야?
이명박 후보와 BBK가 정말 관련이 없다면, 이명박 후보는 거짓말쟁이라는 말밖에 더 되는가?
아니, 홍준표 의원의 말에 따르면... 동업자 한 번 띄워줄려고 자기 것도 아닌 회사를 설립했다고 립 서비스를 날렸다는건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래도 되는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19일을 기다리는 국민은 뭐가 되는가?
이명박 후보를 선택하면 거짓말쟁이에, 바보를 찍는 셈이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선택하면 경제를 헌신짝처럼 내다버리는 사람이 되는건가?

왜 자꾸 국민들까지 바보로 만드냐고...

※ 사실 더 이상 이명박 후보에 대해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예전에 보고 잊었던 사진 한 장을 보고나니 어쩔 수 없다. 그 유명한 2002년에 히딩크 감독과 이명박 후보의 아들이 함께 찍었다는 사진. 그 때는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까 외국 휴대폰 회사 'vodafone'이 찍힌 유럽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있네? 그래요. 이명박 후보님. 아들과 함께 경제 한 번 잘~ 살려봐 주세요.

 (출처: 오마이뉴스, ⓒ 권우성)

※ 글을 쓰고 나니 재밌는 만평을 하나 발견!

(출처: 인터넷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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