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사를 읽는 것보다, 이 한장의 그림이 현재의 상황을 가장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출처: 인터넷한겨레)

일본의 한 회사에서 만든 제품인데, "빨간색은 무의식중으로 뇌에 먹고 싶다는 느낌을 주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청색은 뇌의 흥분을 진정시켜 식욕을 억제해준다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색채 생리학을 응용해 선글라스를 만들었다고 한다.(스카이벤처 원문에서 인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음식도 빨간색이 많지, 파란색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웹 서비스를 만들 때도 이런 측면까지 고려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게까지 고민하면서 서비스를 기획해 나가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하지만 정말 remarkable한 것은 결국 사람의 욕구를 만들거나 통제해 나가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이명박 정부 덕분에 매일같이 접하는 얘기가 '성장'을 통한 '분배'라는 것이다.
파이를 키워야 나눌 것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원론적으로는 맞는 얘기이다.
다만,
한국 현실이 나눌 파이가 적어서 계층간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 한국이 선진국에 비하면 국가적으로 낮은 소득 수준이지만,
그것은 상대적인 측면이고
우리가 이정도 수준의 격차를 경험할 만큼 절대적인 부가 적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성장'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자본주의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간직한 미국 사회가
어떻게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사를 보게 됐다.

하버드 법대에서 졸업반을 대상으로 공익분야에서 5년간 일할 것을 약속하면
학비를 면제해 주는 정책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기사보기)

한 대학의 단순한 정책일지 모르지만,
사회의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시스템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적절하게 보여주는 예인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성공해서 내 연봉이 오를 수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의 부가 10% 증가한다고 해서 내 연봉이 10%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공평하게 부를 나눌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위 1% 정도에 속해 있는 분들이야 가능한 얘기겠지만...)

'성장'을 통한 '분배'를 현실로 만들려고 한다면,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답을 내놓아야 한다.
물론 내각 인선이나, 쏟아지는 정책들을 보면 답이 있을리 없다고 짐작 할 수밖에 없지만...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였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나는 이제 복지 혜택을 받을 생각도 말아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수장이 되겠다는 김성이 장관 후보자의 주장에 따르면 적어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위기 이래 정부가 많은 사회복지정책과 사업들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 모두 그것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과,
신이 우리를 돌봐줄 것이라는 신앙심이 부족했다."
"애국가 가사에는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매번 애국가를 제창하면서
하느님이 보우한다는 믿음을 얼마나 가졌던가 생각해볼 일이다."
(2007.05.30, 국민일보 논단)

"(복지) 예산이 두 배나 늘었는데 체감도는 낮아서 '복지병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장관 후보자 워크숍에서의 발언)

>> 기사보기

애국가 가사의 '하느님'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차이도 모른다는 것은
차라리 관심사도 아닌 수준이다.

기독교인이 아닌데다가, 사회 주류로서 몇 십억의 재산을 가지지도 않은 나는
복지혜택을 기대하는 것은 둘째치고 복지병부터 치료해야 할 지경이라고 하지 않는가?

설마... 이런 글을 보면서 고등학생들이 논술을 공부하는건 아니겠지...?

지난 대선 기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부터는 당분간 말을 아끼고자 했다.
덮어 놓고 '이명박'이라면 반대한다고 오해를 살까봐 살짝 걱정했다.

그런데... 최근의 장관 임명 관련 사태(!)를 바라보면서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능력' 위주의 인사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강조해 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내각 인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사퇴하게 된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호소한다는 점이다.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언론이 곡해와 과대 포장을 했기에 피해를 받았다는 것인데,
그건 문제를 정말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자... 그들의 주장대로 일부(?) 잘못이 있기는 했지만
최소한 법은 지켜가면서 부동산을 소유했다고 치자. 말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믿어줘보자.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받았던 각종 의혹에 대해 많은 국민은 '그럴 것이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지지를 했다는 점에서 그 정도까지는 눈감아 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보기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불법성 여부 보다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 그렇게 엄청난 재산을 축적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투기 수준이 아니라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수준의 재산 증식이 아닌가?

부동산 문제가 국민들을 괴롭히는 이슈가 아닌 나라에서라면
그들이 장관을 해도 상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중산층이라 하더라도
평생 빚을 져가면서 겨우 집 한채를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 십 군데씩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이 어떻게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BBK 의혹을 받을 때 김종필 전 총재에게
"관계는 있었지만 법에 걸릴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과
이번에 사퇴한 장관들의 태도는 거의 같다고 봐도 될 것이다.
즉, 새롭게 권력을 획득한 주류들이 갖고 있는 도덕성과 처세술이
문제의 바탕에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은 한두 번 일어나고 말 성질이 아닌 것이다.

누구 말처럼...
노무현 시대를 통틀어 받았던 정치적 피로감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일주일만에 한꺼번에 받는 요즘이다.

※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가 좋은 글을 써주셨다. 강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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