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전철역 입구 근처에는 'egro'라는 커피 전문점이 있습니다. 술 한잔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가끔 들리는 집인데요, 1849년부터 시작된 스위스 태생의 커피 브랜드라고 합니다.

그동안에는 잘 몰랐는데, 며칠 전 테이크 아웃용 컵에 싸서 주는 종이(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 ㅎㅎ)가 갑자기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제 눈길을 잡은 것은 제일 위의 "Passion for the best coffee"라는 문구였습니다. 커피 전문점이니까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커피를 위한 "열정"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하나의 기업(또는 서비스)이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는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해당 기업의 처지와 조건이 다르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또한 제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그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사고와 행동이 어떤 가치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고, 여건이 좋아도 오래가는 기업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기업 자체의 가치에 지나치게 주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말로는 고객가치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기업 내부의 가치 - 이윤 추구가 항상 제일 앞머리를 차지한 것이지요. 그런 것이 "To the world best" 같은 슬로건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즉, 제품 자체의 강점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출판사들은 "좋은" 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아마 다르게 정의될 것입니다. 돈일수도, 콘텐츠 자체의 우수함일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독자"가 아닐까요? 독자가 우리 책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것. 그것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출판사/출판인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egro 커피의 슬로건을 이렇게 바꿔서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Passion for Rea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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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행사가 9월 10일~12일에 열리네요.

홍대 앞에서 열리는 디지털 북쇼> http://it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512800&g_menu=020900&pay_news=0
파주출판도시 가을 책잔치>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02/20100902008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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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출판 마케팅'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입장에서만 바라보던 출판 마케팅을 오프라인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과정 안내 페이지)

어제는 첫 날이라 교재도 받았는데, 훑어보던 중 한 문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케터는 누구(WHO)에게 왜(WHY)라는 측면에서 시장조사를 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편집 기획자는 무엇(WHAT)을 어떻게(HOW)라는 측면에서 소비자 언어로 알기 쉽게 정리한 후 차별성과 메시지를 구체화하여 책이라는 상품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교재 p.146)

저희 회사에서도 '협업'을 위해 출판 기획 단계부터 편집부서와 마케팅 부서가 여러가지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만, 때로는 결론없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듣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은 채 얘기가 시작되면 개인의 성향에 따른 의견개진이 되기 싶고, 결국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회의가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교재에 있는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핵심은 '공통분모'를 발견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판단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인정해주되, 서로가 같은 인식을 할 수 있는 소통방식을 책임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출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와서 제가 겪었던 당혹감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IT 분야에서는 자연스러운 표현과 문제제기지만, 출판 분야는 또 다른 의사소통 방식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편집 기획자들과 함께 회의를 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이 정확하게 WHO/WHY를 담고 있는지, 그들이 말하는 WHAT/HOW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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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에서는 2가지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개편과 혁신 프로그램 구동인데요, 웹마케팅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는 늘 '책과 웹의 관계'가 고민입니다. 현재는 책이 나오면 웹이라는 공간에서 '홍보'를 하는 것이 웹마케팅의 대부분이고, 관련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거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늘 아쉽기 때문입니다.

'책' 자체를 완결된 구조로 생각한다면, '웹'은 그야말로 보조적인 수단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니까 웹을 통해서 마케팅을 한다는 차원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웹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삶과 얘기가 만들어지고 교류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읽혀야 하는!!!) 책은 절대로 웹을 외면해서는 안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직 서로가 어떤 관계이어야 하고, 무엇을 중심으로 소통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그런 고민을 안고 있고, 결국에는 답을 찾는 사람이, 시대가 곧 나타나지 않을까 합니다.

그 고민을 실제로 실천하는 분의 글이 있어 링크를 걸어봅니다. '소셜 웹이다'라는 책의 저자분이 유료로 팔리고 있는 책을 웹을 통해 무료 공개한 배경에 대해 적은 글인데, 위 고민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디 작가분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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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협, 판타지, 로맨스 소설을 중심으로 불법복제를 일삼아 왔던 일명 '작신'에게 100만 원의 현상금이 걸렸다고 합니다. (> 관련 기사)

e북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로 시장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작신'처럼 악의적으로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이런 일로 인해 저자나 출판사가 쉽게 e북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더 좋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야 하는 이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됩니다.

이제 다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e북의 미래를 위해 '작신' 같은 사람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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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e-북과 유사한 형태의 도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변화한 시대에 출판계가 적응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인데요, 오프라인 콘텐츠를 어플리케이션으로 전환시킬 고민만 한 반면, 오프라인 독서를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무료 앱 'iReadItNow'인데, 기본적으로는 오프라인 도서를 등록하고, 필요한 경우 메모를 해둘 수도 있고,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연동도 되는군요. (> 리뷰 블로그 포스트)

(도서를 등록해 본 화면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독서량이 연간 0.9권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라고 하는데, 이런 앱이 조금이나마 독서량을 늘리는데 기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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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이제 거의 한달이 되어 갑니다.
(며칠 전에 이미 출간되었는데) 제가 들어온 뒤 처음으로 출간된 책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런데 감동은 책을 넘기면서 밀려 오더군요. 안에 제 이름이 딱 찍혀 있었습니다.

          (온라인마케팅 옆에 이쁘게 자리잡은 내 이름)

그동안 일을 해왔던 IT 분야에서는 그 결과물에 함께 한 사람의 이름이 실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개인의 포트폴리오에서만 존재할 뿐이었죠.

그래서인지 제게는 이것이 너무나도 뿌듯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책임감도 더 생기고...
이것이 출판을 하는 재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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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아이폰 어플로 등록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저는 보는 순간이 턱이 책상에 닿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까...
스마트폰/태블릿PC용 어플리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타깃은 유아/초등학생용 학습/동화 관련 어플리케이션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런 식으로 기기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참... 일본 아이튠즈 계정이 있으면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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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서는 처음 일해 봅니다. 주로 인터넷전화나 웹 서비스 기획쪽 일을 했었죠. 그나마 유사한 분야라고는 e-learning 업계에 잠시 일을 해봤던 정도랄까요?

그런 문외한을 과감히 선택한 회사의 결정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지향점도 다르고, 코드도 다르고, 업무 방식도 다르고... 웹 시대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한다지만 '기본'에 대한 공통점을 갖지 못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찌어찌 이곳에서 업무를 시작한지 3주째... 첫번째 난관은 역시 '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분야도 다양하고 엄청나게 많은(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ㅜㅡ) 책을 빠르게 알아가기 어렵습니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책'과 '독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하루에 한권씩만 파악한다고 해도(다 읽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현재까지는 사안 중심으로(사실상 이슈가 발생하는 책을 중심으로) 부딪쳐 가고 있습니다. 그런 계기없이 무턱대고 책을 봐서는 마케팅 지점이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대응이나 고민이 늦어지게 되는데, 다행히 팀원들이 각자 분야에서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슬슬 속도를 높여가야 할 시점입니다. 답? 그런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해해주고, 도움을 줘야 한다는 당연한 얘기는 그냥 패스~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벌어질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온라인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의 업무 방식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독자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와, 얻고자 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출판 과정에 반영이 되지 않으면, 온라인 마케팅은 그냥 "할인해 드릴께요", "서평단에 참여하세요. 책 드릴께요" 정도의 이벤트성 홍보만 남을테니까요.

그래서 첫번째 난관은 스스로의 다짐과 함께 온라인에 대한 조직의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이겨내 보려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의제를 조금 더 작게 잡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싶기도 하지만,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기에 꿋꿋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어째됐든,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떠돌아 다녀야 하겠네요.
출판사에서 웹과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분들의 발전을 기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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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가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길벗' 부스를 찾아서 많은 관심과 구매를 해주신 독자분들께 특별히 더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방학 시즌이 아닌데다 지방선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월드컵 등 도서 판매가 어려운 시기이기도 합니다만,
앞으로도 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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