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저자
말콤 글래드웰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4-01-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약점을 이용해 당당하게 승리한, 이 시대 다윗들의 이야기약자가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이야기종교적 이유 때문에 널리 전파된 측면도 있지만, 약자가 강자에게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 때문에 널리, 그리고 오랫동안 전파됐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말콤 글래드웰의 시각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된다.


전투 경험이라고는 없는 양치기가, 전쟁을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거대한 투사를 이긴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비교는 골리앗 방식으로 싸울 때 유효한 것이다. 즉, 중장갑보병인 골리앗과 맞붙어서 칼질을 했다면 다윗의 패배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다윗은 먼 거리에서 돌을 날리는 투석전을 선택함으로써 전쟁기계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종교적으로는 하나님 덕분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식의 교훈이 딱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용의 꼬리가 되지 말고, 뱀의 머리가 되어라."

"약점을 개선하려고 하지 말고, 장점을 더 발전시켜라."

"쫄지마, X발!"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 보더라도 많은 얘기를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우리는 많은 경우 반대의 선택을 한다. 책에서 언급된 학교 선택 문제(뛰어난 아이가 뛰어난 학교를 가는 것이 과연 좋은 방법인가?)가 좋은 예인데, 마케팅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후발 주자 또는 1위가 아닌 기업이 마케팅을 위한 홍보를 할 때 종종 "우리가 최고입니다!"라거나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는 메시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미 먼저 또는 최고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는데, 누가 그들을 선택하겠는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자신을 맞추려는 시도인데, 그 기준이라는 것이 사실은 그들이 엄청난 자원을 쏟아 부어서 만든, 제일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싸움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잘 하는 것, 아니면 그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내세움으로써 판을 바꿔야 그나마 이길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얘기를 꺼내다보니 어떻게 '이길 것이냐'라는 점에 맞춰졌는데, 이 책이 전하는 바는 더 깊은 곳에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과거 또는 현재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지금 그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을 수 있다. 그 결과는 다양한 모습으로 삶에 어려움을 만들게 된다. 책에서 든 예를 보면,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반적인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의 자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약점이 드러나지 않는 환경을 마련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것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자녀를 애써 위로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읽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이 듣는 능력을 키운다면? 하나를 보더라도 더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한다면?(이 책에는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약점을 훌륭하게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약점과 고통은 없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안고 가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삶을 더욱 지혜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로 바꿔야 한다. 강자나 누군가의 논리에 맞춰 약점을 해석하고 극복하려 한다면, 상처가 되고 더욱 쓰라린 통증을 안겨줄 뿐이다.


* 말콤 글래드웰의 전작을 이미 읽어본 사람이라면, 뭔가 대단한 마케팅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메시지를 글의 의도와 이면에서 읽어내야 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약점(?!)인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자기계발' 분야로 분류된 것이 아닐까?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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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저자
최인철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1-03-2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나의 한계를 깨는 마음 경영법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평상시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지만, 선거 때가 되면 등장하는 단어가 '프레임'이다. 야권이 여권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서 대응하기 때문에 항상 패배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 박근혜 후보측이 'NLL 포기' 발언으로 정국을 뒤흔들 때, 문재인 후보측은 '사실이 아니다', '비밀 누설이다'라고 반박한 것이 좋은 예로 얘기된다. 즉, '종북'이냐 아니냐라는 '프레임'을 새누리당에서 만들었는데,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당시 상황에서는 별 설득력이 없는) '우리는 종복이 아니다'라는 하소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반대로, 민주당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강하게 내밀자, 새누리당에서는 잽싸게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민주당이 만들고자 했던 '프레임'을 부수기도 했다.


그렇다고 프레임이 먼 얘기인 것만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있느냐일 뿐이다.


책에서 나오는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32페이지에서 인용)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의 시동이 기차선로 위에서 갑자기 멈춰 버렸다.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를 보며 아버지는 시동을 걸려고 황급히 자동차 키를 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기차는 차를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도니 "난 이 응급 환자의 수술을 할 수가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라며 절규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버지는 아들과 사고를 당한 뒤 그 자리에서 죽지 않았던가? 혹시 의사가 친아버지고, 야구장에 같이 간 아버지는 양아버지였을까?


(필자 주: 여기서 잠깐 멈추고 상황을 생각해 본 다음에 아래로 넘어가기 바란다.)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읽어보라.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사실을 바로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과)의사 = 남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기 때문에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수많은 사례가 제시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들이다. 특히 '나 중심'의 프레임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닫고 나서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스킬에 집중하는 심리서나 대화법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읽기 바란다.


* 평가: 모두 훌륭하다. 다만, (지금 온라인 서점에서 사면 50% 할인되지만) 분량 대비 가격이 약~간 비싼게 흠이라 -1점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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