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4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을 때 며칠 정도 망설였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항상 오류를 보였고, 그런 문제로 생활의 필수품인 휴대폰이 종종 먹통이 되는 사태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디어 왠만큼 주변의 평가도 끝났다 싶어 업그레이드를 했고, 멀티태스킹과 사진 줌인 기능 등을 써보며 이전 휴대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 OS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솔직히 또 한번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화가 나게 된 경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있었습니다. 종종 몇 초 동안 작동을 멈추거나, 카메라 자동 초점 기능이 먹통이 되었더군요. 특히 초점 문제는 스마트 태그(바코드, QR코드 등)를 읽지 못하게 해서 업무적으로도 상당히 불편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고, 미국에서도 상당한 여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다운 그레이드를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관련 기사)

물론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애플 역시 '사람'들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점점 많은 기술들이 집약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변수를 고려한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기술적 진보가 낳는 자기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면서 현재에는 구현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눈높이가 맞춰져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사람이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결국 기술도 사람에 의해 창조되고 사용되는 것이니, 모든 것을 기술에 기대고 해결하려 하지 말고, 사람의 힘을 기술적 발전에 개입시켜야 즐거운 경험을 낳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애플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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