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벗출판그룹의 웹진에도 게재한 글입니다.(바로가기)

인터넷으로 업무를 볼 때 많이 사용하는 도구를 나열해 보면 이메일, 메신저, 웹 브라우저, 캘린더 정도입니다. 그런데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도입한 대기업을 제외하면 이런 기능들을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회사는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메일은 네이버, 메신저는 네이트온, 웹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 캘린더는 아웃룩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게시판 형식의 사내 인트라넷이 있으면 의사소통 수단은 또 하나 늘어나게 됩니다.
 
아~ 복잡합니다. 물론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 딱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뭔가 아쉽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연동되어 있다면 업무가 편해질 듯한데, 하나 도입하자고 회사에 제안하면 내년 연봉은 둘째치고, 내일 아침에 책상이 빠져 있을 듯합니다.
 
 
어라? 구글에 다 있네!
 
구글를 모르던 사람들에게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보여주면 듣는 표현입니다. 검색 서비스만 제공하는 회사인 줄 알았는데, 내게 필요한 것 이상을 무료로 마련해 뒀으니 놀랄 따름이죠.
 
일단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번 볼까요? 구글의 첫 화면입니다. “구글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깔끔함 그 자체죠. 그런데 이런 모양 때문에 사람들은 구글에 다른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위쪽의 ‘더 보기’ 버튼을 누른 후 ‘전체 서비스’를 선택해 보세요.
 

 
 
그야말로 인터넷 서비스 백화점입니다. 오히려 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생이 더 복잡해질 듯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업무 활용을 중심으로 유용한 서비스만 골라서 살펴보겠습니다. 참, 이 모든 서비스는 하나의 계정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주민등록번호 같은 정보 없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글 계정이 아니라 외부 메일 계정으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메일과 메신저를 통합하다
 
먼저 메일입니다. 이름이 지메일(Gmail)인데, gmail.com 주소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일단 메일 용량부터 알아볼까요? 메일 리스트 왼쪽 아래를 보면 총 용량 중 얼마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입니다. 지메일은 1GB나 되는 대용량을 제공하면서 등장했는데, 당시 국내 대형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메일 용량이 100MB 안팎 수준이었던 상황이라 네티즌 사이에서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처음에 지메일은 계정을 가진 사람의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어서 ‘구걸 메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지금은 초대장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이 용량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1초 단위로 숫자가 변경됐는데, 지금은 하루 단위로 바뀌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는 7.45GB 정도 됩니다.
 

 
 
지메일의 세부 기능은 대부분의 다른 메일 서비스들과 비슷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개별 메일의 분류와 통합 기능은 아주 강력합니다. 메일 전체 화면에서 왼쪽 아래를 보면 분류가 있습니다. 지메일에서는 라벨(label)이라고 부르는데요, 메일에 붙이는 분류 값입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메일 서비스와 특별히 다른 점을 발견하기 어렵죠? 이제 다음 화면을 보시죠.
 
 
 
위 예시 그림을 보면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제목 오른쪽의 메일 분류 값(라벨)이 두 개 있습니다. 타 서비스나 프로그램에서는 한 개의 메일이 한 개의 분류(폴더)에 속하게 됩니다. 하지만 메일에 한 개의 딱지만 붙이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입니다. 예시처럼 독자지원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마케팅에도 참고해야 한다면 어느 분류에 넣어야 할까요? 지메일은 분류를 폴더가 아니라, 라벨을 붙이는 방식으로 구현해 이런 고민을 해결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겉으로는 하나의 메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개 메일이 겹쳐서 보이는 부분입니다. 예시 메일을 보면 독자분이 “1월, 2월 토익 성적”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셨고, 제가 답장을 한 것인데, 그 두 개의 메일이 한꺼번에 묶여 있습니다. 첫 메일 이후에 답장을 주고받고 전달을 하는 등 여러 일이 발생하는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메일처럼 엮여서 이력을 추적하고 관리하기 편해지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중요한 메일에 별표(star)를 손쉽게 붙이고 떼는 기능, 특정 계정의 메일 읽기 횟수 등을 파악해서 자동으로 중요 메일로 분류해 주는 기능 등 업무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이제는 오른쪽을 봐 주세요(위치는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뭔가 대화창 같은 것이 보이는데, 구글 토크(Google Talk)라고 부르는 채팅 서비스입니다.
 
 
구글 토크는 ‘MSN’이나 ‘네이트온’처럼 화려한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지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끼리는 누구라도 초대해서 문자/음성/영상 채팅을 할 수 있습니다. 채팅 내용은 모두 저장되어 지메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구글 토크는 설치형 버전도 있고, 구글 토크 계정으로 애플의 매킨토시용 채팅 프로그램인 아이챗(iChat)에도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메일이 제공하는 기능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단 타 메일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은 ‘모두’ 있다고 할 수 있는데다, 내게 필요한 기능을 손쉽게 선택해서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설정’ 아이콘을 클릭하면 보이는 ‘실험실(Labs)’이라는 항목을 살펴보겠습니다.

 
 
실험실(Labs) 페이지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있어 사용 여부 설정만으로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는 이런 추가/확장 시스템을 통칭해서 실험실(Labs)이라고 부릅니다. 구글 직원들이 만든 기능들이 베타 버전 형태로 올라와 있는데, 특정 기능을 많이 이용하면 기본 서비스로 승격되는 방식입니다. 구글은 “80:20” 업무 배분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바로 20%를 이런 기능들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죠.
 
 
일정 공유하기 - 캘린더
 
여러분은 일정관리를 위해 무엇을 사용하시나요? 아마 다이어리를 제일 많이 사용하실 겁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여러 명이 모이는 회의 일정을 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함께 모여서 각자 다이어리를 꺼내고, 언제 시간이 좋은지 상의해야 합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죠. 만나서 얘기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리에 없습니다.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 휴대폰으로도 연락이 안 됩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사람을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꾸는 방법이 온라인으로 일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들의 일정을 언제라도 알고 있으면 만사 OK!
 
구글 캘린더가 바로 일정을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캘린더 화면을 보겠습니다.

 
 
 
화면 왼쪽을 보면 캘린더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있고, 중앙에는 저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의 일정이 색상으로 구분되어 보입니다(물론 서로 승인을 해야만 공유됩니다.) 다만, 그룹화 기능이 없어서 숫자가 많은 조직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을 보면 해야 할 일(Tasks)을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여기에 등록된 내용 역시 일정 부분에 표시되어서 해야 할 일을 모르고 지나가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글 캘린더가 공유 기능만 강력한 것은 아닙니다. 일정 등록 화면을 보겠습니다.
 
 

일정 등록 화면에서 파일 첨부, 알림 시간과 방식 설정, 상태나 공개 여부 설정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참석자 추가’ 메뉴를 통해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초대 받은 사람은 참석 가능 여부, 추가할 얘기, 함께 참석할 사람 수 등을 정하게 됩니다. 더불어 반복되는 일정을 설정하는 기능도 좋습니다. 아래 그림이 설정 화면인데, 반복 주기를 정하는 것만 아니라, 언제까지 진행되는 일정인지도 정할 수 있습니다.

 
 
 
 
출근길을 함께 하는 구글 서비스
 
구글 서비스들은 모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메일/캘린더 기능과 연동할 수 있고, 구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따로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저의 출근길은 휴대폰으로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고, 메일을 읽는 것으로 채워집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너무 칭찬 일색으로만 글을 썼나요? 물론 구글 서비스도 불편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화면 구성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궁금증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검색을 해봐야 하는 등 친절함에 대해서는 B학점 정도밖에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강력한 기능이 안정적으로, 그것도 무료로(기업용 유료 서비스도 있습니다.) 제공되는 것은 일부 단점을 충분히 덮을 수준입니다. 이용자 편의성 측면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어렵지 않게 구글을 선택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조금 더 수준 높은 기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리 살짝 소개한다면, 프로그램 설치 없이 온라인에서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 요즘 유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종), 웹 사이트를 10분 만에 개설할 수 있는 구글 사이트(Google Sites), 특정 단어를 검색해서 결과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구글 알리미(Google Alert)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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