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하하'의 '술병'이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나온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임의 재생 효과 덕분에 오랜만에 듣게 된 것이지요.

노래는 연인과의 이별을 아파하는 내용인데, 좀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하하'가 '안혜경'과 사귀다가 헤어진 뒤 나온 것인데, 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것은 아닌가 싶었던 것이지요. '하하'는 노래를 통해서 아픔과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표현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동정을 얻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안혜경)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받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절절하게 아픔을 얘기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인지상정이니까요.(물론 '하하'가 그런 효과를 염두에 두고 노래를 한 것은 아니겠지요)

나도 그렇게 일방적인 표현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돌아봅니다.

상급자(또는 하급자)라는 이유로, 네가 나를 더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배(또는 후배)라는 이름으로... 상대에게 마음껏 내 감정과 논리를 늘어 놓았던 것 같습니다. '난 언제라도 당신 얘기를 들을 수 있어'라는 전제를 말하지만, 이미 벽이 있는 상황에서는 의미없는 수사일 뿐이겠지요.

오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말과 행동이 한쪽으로만 흐르는 물이 아니라, 함께 섞여 있는 호수로 느껴졌으면 하는 아침입니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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