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종교는 다양하지만 불교는 한국의 오래된 종교이기 때문에 누구나 몇 번 쯤은 절에 가보게 된다. 하지만 곳곳에 담긴 불교미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주 절을 찾게 되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네." 정도의 느낌만 안고 돌아오기 일쑤다.
돌아설 때마다 느낀 허전함을 언젠가는 채워야지... 고민만 하다가 미루던차에 만난 '미술관에 간 붓다'. 책을 설명하는 한 문장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선뜻 구매하게 됐다.
"배트맨과 사천왕의 공통점에서 <생각하는 사람>과 <반가사유상>의 차이까지. 명법 스님의 불교미학산책"
명법 스님은 모르는 분이지만 익숙한 것을 통해 불교미학을 설명한다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리고 왠만한 절에 가면 늘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삼아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오늘날 종교는 많이 퇴색했다. 현세에서의 복을 빌거나 유일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앞세우면서 원래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럼에도 종교의 가치는 유효하다고 믿는다. 그 어떤 종교든 서로를 이해하고 돕고, 나누면서 살아가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런 종교의 가치가 상징물 곳곳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새롭고도 따뜻한 경험이다. 덕분에 절을 나설 때 "나는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으니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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