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란 단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닌지 국어사전에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존심' 정도로 이해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한 오만함이 아니라 긍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 정도로 이해한다면, '개인'과 '관계'의 조화가 필요한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자존감'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개인의 이해관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관계를 더욱 다지는 측면에서 자신을 지키고 더욱 고양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아닐까?

자존감은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삼성의 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최근 펴낸 책에 실린 한 일화에서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자존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책에 따르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일가의 파티에는 연예인, 클래식 연주자, 패션 모델들이 초청됐다. 가수의 경우,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3곡을 부르고 3000만원쯤 받아간다. 이 전 회장 일가의 파티 초청을 거절하는 연예인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가수 나훈아다. 그는 삼성의 이같은 초청에 대해 “나는 대중 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대중 앞에서만 공연하겠다. 내 노래를 듣고 싶으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고 하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자존감은 돈과 권력에 기반한 것이겠지만, 가수 나훈아의 자존감은 자신의 재능과 그것을 사랑해 주는 대중에 기반한 것이라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사람마다의 자존감을 존중해야 마땅하지만, 어떤 자존감이 더욱 자신을 빛내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분명해 보인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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