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Once)'는 이미 잘 알려진 영화다. 일주일만에 찍었다는 영화는 감동과 완성도를 일찌감치 알아본 관객들에 의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미국 내 2개 개봉관이던 상황을 140개로 순식간에 확대해 버렸다.
이 영화의 성공 스토리를 접하고 꼭 보고 싶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기를 놓쳤다. 이번 주말에 DVD로 감동을 접해 볼 계획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D-War)'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영화다. 관련 이슈로 TV 토론 프로그램이 열릴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나는 이 영화도 보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안봤다. 심형래 감독의 눈물과 애국심을 동원한 마케팅이 은근히 싫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사를 하면서 외면 받던 책 몇 권을 새로 발견해서 읽고 있는데, 다시 봐도 재밌는 것이 '보라빛 소가 온다(Purple Cow)'이다. 전통적인 방법의 마케팅을 버리고 '리마커블(Remarkable)'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라는 일관된 메시지가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기획자로서 그런 고민을 한다. 나는 과연 '원스'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디워'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디워'를 만들어 놓고서도 '원스'처럼 사람들이 감동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발렌타인데이에 다가오는 화이트데이까지 시끌시끌하다. 당장 눈앞의 이익 보다는 따뜻한 사랑의 감동을 이용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벤트 기획안을 책상 앞에 두고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아침이다. '원스'같은 '보라빛 소'를 하나 키우고 싶은 요즘이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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