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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7 천원짜리 김밥과 무료백신

요즘 수도권의 왠만한 도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가게 중 하나는 '김밥천국'이다.
천원짜리 김밥을 내세워 순식간에 김밥과 분식 시장을 점령해 버린 기세다.
그런데 최근 내가 일하는 사무실 근처에는 'Food2900'이라는 가게가 생겼다. 역시 체인점이고 천원에 김밥을 파는데, 이름이 "예술김밥"이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김밥천국'에 비교한다면 "예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 듯 싶을 정도로 재료를 알차게 사용했다.(요즘 천원짜리 김밥은 단무지 크기가 1/3은 되는 형편이다)

그 김밥을 거의 매일 먹으면서 "흠... 김밥천국에게 위기일 수도 있겠는데?"라고 생각한다. 천원짜리 김밥시장을 만든 것은 그들이지만, 이제 시장은 가격인하 이후 단계인 품질 문제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김밥천국도 수익을 줄여서 천원짜리 김밥을 만들었을텐데, 내가 더 수익을 줄여서 그 시장을 좀 먹어보겠다고 덤비니 위기가 아니겠는가?

요즘 무료 백신 문제로 보안업계가 심난한 것 같다. (기사보기)
[네이버]가 무료 백신을 도입하려다 보안업계의 반발에 부딪쳐 한 발 물러섰지만, 어느 순간 [알툴즈]의 <알약>을 130만 명이 쓰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결국 보안 업계도 무료 백신 시장을 '실현되서는 안될 악몽'이 아니라 '이미 닥친 현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다른 분야의 현업에서 '가격경쟁'이 마케팅의 2/3를 차지하는 시장상황에 가끔 한숨을 내쉬기도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지점이 바로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순간 스스로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또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럼 면에서 보안 업계가 '김밥천국'이 될 것인지, 'Food2900'이 될 것인지 아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이 위기를 그야말로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거의 딴지걸기만 거듭하다가 이제서야 '음반시장이 죽었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음반 업계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알약>을 고맙게 이용하고 있는 개인 이용자로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국내 보안업체들이 'Food2900'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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