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1.
집이 일산이라 퇴근 길에 지하철을 이용하면 정발산역에 내리는데, 곧바로 '미관광장'이라는 넓은 터가 있다.
가끔 10시 조금 넘은 시간에 집으로 걸어가다보면 어디선가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서 보면 기타에 아주 작은 스피커를 가지고 어떤 남자 분이 구경하는 몇몇 사람들과 대화도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신청곡이요? 어떤거 듣고 싶으신데요? 흠... 빠른 노래라. 그럼 오늘 분위기에 맞게..."
모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준비한 장비(?)를 보니 완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풍경 2.
일산의 번화가 근처에 살다보면 좋은 점도 많지만 정말 불편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소음이다.
특히 새벽 2~3시쯤 되면 온갖 튜닝으로 창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소음을 내는 승용차나 오토바이들이 돌아다닌다.
한참 단잠을 자는 시간에 그 소리 때문에 깨면 입에서 욕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한 번은 쫓아 내려가서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차에 냅다 소리를 질렀다. "야! 잠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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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즐길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남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소박하게 풀어내는 거리의 아마추어 가수의 모습에는
돈을 덕지덕지 발라서 자기만을 즐길 줄 아는 양아치스러운 폭주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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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우구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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